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 단체 및 연구자 연대 선언

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 단체 및 연구자 연대 선언

우리 인문ㆍ사회과학 연구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술 연구 활동을 통해 삶과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학술성과의 유통에 관한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의 정책을 개선하고, 학회 및 학술지 운영에 관련된 연구자 문화를 성찰하여 스스로 바꾸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는 학술 연구 활동을 공공적인 것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경쟁과 성과주의에 물든 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지식 생산 및 활용의 공공적 가치 증진을 위하여

 

1) 연구자들의 논문 집필ㆍ연구 활동뿐 아니라 학술지 편집, 논문 심사, 학회기획 등의 모든 활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학회가 학술정보 업체들과 맺고 있는 계약관계는 재고되고 다시 구조화되어야 합니다.
2) 한국연구재단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의 전자 논문 제공 방법은 확고한 지식 공유(오픈액세스 등) 정신에 입각하여 개편되어야 하며, 지식 생산자인 연구자들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고 시민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3) 도서관들도 오픈액세스 학술지 발간과 이용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하며, 대학들의 오픈액세스 학술지 발간에 대한 정부 및 학술진흥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둘째, 학문과 지식 생산의 공공성ㆍ합리성을 위하여

 

1) 한국연구재단의 학회 및 학술지 평가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며, 대학 또한 논문 편수로 연구자와 대학 교육자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잘못된 제도를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질적 평가제도의 확충은 물론, 연구자의 다양한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도 적절히 평가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2) 우리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도 스스로 의식과 문화를 개선ㆍ개혁해야 합니다. 논문 양산 체제에 모래알처럼 된 연구자들이 굴종하고 학회들이 그 경쟁 단위가 되고 만 현실은 바뀌어야 합니다. 학회들의 협동과 공동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3) 학회가 더 이상 경쟁과 착취의 방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술 활동을 빌미로 한 대학원생의 그림자 노동과 비정규직 교수들에 대한 차별은 사라져야 하며, 학벌ㆍ학연 등에 의한 학회 운영과 학교 이기주의도 폐기처분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은 더 개방적이고 엄정한 학술 평가 제도와 우수하고 공공적 학술성과를 만들고 유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의 협동과 지식공유를 위한 인문·사회과학 학회 및 연구자들의 모임을 결성하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도 연대 활동을 모색해 나갈 것을 선언합니다.

 

2019년 8월 29일

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단체와 연구자 연대